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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야기

살쾡이 삵이 주남에 나타났어요.

Felis bengalensis manchurica
식육목 고양이과
영명 : Small-eared Cat


요즘 주남의 최대 화두는 큰고니도 아니고 가창오리도 아니고 재두루미도 아닙니다.
새가 아닌 바로 이녀석, 바로 삵이 그 주인공입니다.
작년에도 삵이 주남에서 여러번 나타났었는데
제가 근 2주일동안 7번을 보러갔다가 만나지 못한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도 몇 주 전부터 삵이 나왔다 들어갔다는 얘기가
사진찍는 분들 사이에서 인사말이 되고 있었습니다.
제가 작년에 7번이나 허탕을 쳤기 때문에
공공연히 제가 나타나면 삵이 안나오는다는 전설을 만들고 있었는데
옴메~~~ 드뎌 오늘 그 전설이 깨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고양이보다 약간 덩치가 큰 이녀석이 바로 삵입니다.
삵은 옛날 사람들이 살쾡이로 부르는 그 녀석이구요
현재는 그 수가 감소하여 멸종위기동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있습니다.
게다가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도 2급으로 지정되어 있네요.
 

설치류나 야생조류, 청솔모, 멧토끼, 어린 노루, 들꿩들을 잡아먹는다고 하는데
주남에서는 단연 물새를 잡아먹습니다.

얼마전에는 큰고니를 사냥해서 구석에 짱박아 둔것이 보이기도 했구요
백로를 사냥해서 물고 가는걸 촬영하신분도 계셨습니다.
오늘은 이쪽에서 큰부리큰기러기 사냥하다 놓치는 장면이 있기도 했구요
저쪽에서는 어린 큰고니를 덮치다가 실패한 장면이 있기도 했습니다.

원래 좀 어둑어둑해져야 활동하는데
얘가 대담해진건지 익숙해진건지 쨍쨍한 오후에 돌아다닙니다.
삵이 뜨자 기러기들이 목을 쭈욱 빼고
소리를 꽥꽥 지르며 두리번 두리번 경계를 하고 난리인데
쇠백로가 아무 생각없이 옆에 있다가 놀라 후두둑 도망갑니다.
그러나 삵이 쳐다보지도 않고 묵묵히 갈길을 갑니다.

오우~~ 저 포스..... 멋져부러~~~
 

어슬렁 어슬렁 걷다가 폴짝 뛰어보기도 합니다.
뒷발바닥 모습이 제대로 찍혔습니다.
저렇게 생긴 발자국이 삵의 발자국인데 나중에 기억이 나려나....


우리를 위해 모델 좀 충분히 해주면 좋으련만 바로 들어가버렸습니다.
삵의 앞쪽에 있는 구멍이 삵이 다니는 구멍입니다.
주남에 가면 풀숲 사이에 이런 구멍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아주 여러곳에 있습니다.

지금 주남에 계신 진사님들의 최대 목표는
삵이 먹이를 덮치는 바로 그장면을 찍는것입니다.
그냥 증명샷이나 먹이를 물고 가는 그런 장면으로는 만족을 못하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오늘 대박이었습니다~~~~~~~~~~~~~ ㅎㅎㅎㅎㅎ
 
 
09. 12. 02. 주남저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