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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야기

도룡뇽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도룡뇽 Hynobius leechi
도룡뇽목 도룡뇽과

영명 : Korean salamander


오늘 경남수목원에 가기로 약속했는데 연 3일째 비가 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비가오든 눈이오든 고고입니다.
비가오는 경남수목원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지라
운치를 만끽하며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경남수목원은 올해 생태해설사를 9명 뽑아 배치하고 있어
원하시면 언제라도 해설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분들을 배치하면서 방문자센터라는걸 만들었는데 예전에 매점이었던 자리였습니다.
마침 제가 아는분이 그곳에 계신다고 해서 방문자센터를 찾아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 오던 언니들이 이리 와보라고
그것도 빨리 와보라고 손을 흔들며 재촉을 합니다.
그래서 가보니 도룡뇽 한 녀석이 시멘트 바닥에
배를 납작 업드리고 가만히 있는겁니다.

전혀 미동이 없어 설마 죽은거야? 아냐, 살아있는거 같애..라며
설왕설래 하고 있길래
제가 장갑을 끼고 있는지라 살살 건드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고개를 반대쪽으로 훽~ 돌립니다.
야~~ 살았다.. 살아있어~~~~
옆에 있는 언니들이 더 좋아합니다.
사실은 저도 로드킬 당한줄 알고 내심 걱정했었거든요.


배를 보아하니 암컷인듯 한데
아마도 개울가로 알을 낳으러 가다가 도로를 횡단하게 되었나봅니다.
도룡뇽 얼굴을 정면에서 찍으면 참 귀여운데
녀석 사람들에 많이 둘러싸여 놀라기도 한거같고
날씨가 어두워 후래쉬를 터뜨리지 않으면 찍히지가 않아
몇방터트렸더니 더 겁먹은거 같아 딱 세컷만 찍었습니다.
그리고 나두면 로드킬 당할거 같아 나뭇잎으로 싸서 흙이 있는곳으로 옮겨주었습니다.
모쪼록 잘 살아서 예쁜 얼라 많이 낳아야할텐데.....

지금부터 4월까지 계곡에 가면 튜브속에 있는
도룡뇽 알주머니를 자주 볼 수 있는데

성체은 좀처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개구리처럼 유생시절은 물속에서 보내고
성체일때는 뭍에서 생활하는 습성을 가졌습니다.
즉, 어렸을때는 아가미호흡을 하고 어른이 되면 폐호흡을 하지요.
군대용어로 하면 수륙양용입니다. ㅎㅎㅎㅎ

어쨌든 오늘은 비도 오지만 그냥 비오는 느낌을 만끽하고 싶어
카메라도 안꺼내고 거닐었는데
이녀석 때문에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만나서 정말로 반가웠습니다.
잘 살거래이~~~~~

2010. 02. 10. 경남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