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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야기

세계적 희귀종 사마귀게거미가 주남에..



사마귀게거미
Phrynarachne katoi Chikuni
거미목 게거미과



한낮 여름 땡볕에 모니터링 조사를 다니는 것은 생각만해도 머리가 뜨거워집니다.
게다가 그늘이 많은 숲도 아니고 하늘이 뻥뚫려 다 보이는 습지라면
아~~~ 오늘 이거 우찌해야되나.... 하는 생각뿐입니다.

7월 21일 주남의 기온도 30도를 넘어서 머리가 뜨거울지경이었는데
석산쪽으로 들어가는 주남에는 사람의 인적이 없어서
사람이 다니는 곳에 풀이 사람 키만큼 자라 들어가는것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어쨌든 수풀을 헤치며 여러가지 곤충 이름을 부르고 적고 하는데
이파리에 새똥처럼 보이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에 들어갈때는 새똥이려거니 하고 그냥 지나쳤는데
나오면서 또 눈에 띄길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래도 새똥인거 같은데 색깔이 두종류이네...라는 생각과
아니야~ 어떤 색다른 곤충이 새똥 모습을 한것일지도 몰라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에이 날도 더운데 그냥 가~~ 새똥일거야... 하는 악마의 유혹과
밑져야 본전이지 사진 한장 찍어놔~ 하는 천사의 유혹에 시달리다
결국 천사의 말처럼 사진을 한장 찍었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던 나뭇가지로 똥을 살짝 건드렸습니다.
오잉.... 약간 몸이 움찔합니다.
그래서 조금 더 세게 쿡 찔러봅니다.
엄마야~~~ 녀석이 거미줄을 매달고 아래로 주욱 급속하강합니다.

녀석은 새똥이 아니고 곤충도 아니고 거미였던 것이였습니다.
이런.... 이렇게 위장을 감쪽같이 하다니....

집에와서 찾아보니 사마귀게거미라는 녀석입니다.
사마귀를 닮아서 이름붙은것이 아니고
사마귀게거미의 몸에 나 있는 돌기가
사람몸에 난 돌기를 사마귀라고 부르는것에 기인해서 이름 붙여진듯 합니다.
그리고 곤충나라 식물나라 네이버 카페에서 찾아보니
사마귀게거미의 사진들이 몇장있는데 모두 색상과 생김새가 조금씩 달라
개체변이가 매우 심한 종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사마귀게거미는 전세계적으로 극히 드문 희귀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암컷이 아닌 수컷은 1955년 Chikuni에 의해 기록된 이래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위의 녀석은 수컷이 아닌 암컷인데 다음에 주남에 가면 수컷을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러면 주남에서 또 하나의 대박 경사가 날 수 있을 듯 합니다. ㅎㅎㅎ

날은 더웠지만 천사의 유혹에 넘어간 기쁜 날이었습니다.


2010. 07. 21. 주남저수지